공동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음을 들어야 합니다.
미국의 초등학교를 취재한 적이 있습니다.
인디애나주립대 부설 초등학교였습니다. 인디애나대학교는 교육 분야에서 명성이 높다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제가 취재한 학교를 보고 미국의 초등학교는 다 그렇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튼, 취재 중에 인상적인 장면을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교실 밖 복도에서 아이 셋이 책상을 놓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수업 중에 말썽을 부려 교실에서 쫓겨났나? 제가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의 한국식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닌 듯했습니다. 수학 공부를 하고 있던 아이들의 얼굴에는 성실함, 착함, 똑똑함이라고 써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선생님은 그 아이들에게 맞춰 수업을 할 수 없으니 지루하면 복도에 나가서 스스로 공부해도 된다고 했답니다.
다른 교실에 가보니, 발육 정도가 확연히 다른 두 아이가 짝궁인데 큰 아이가 작은 아이를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알고 보니, 공부 잘하는 5-6학년 아이들이 개인 지도가 필요한 3-4학년 동생들의 공부를 도와주는 거였습니다.
4명이 한 조가 되어 과제를 수행할 때, 선생님은 공부 잘하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 성실한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를 섞어주고 A든 B든 C든 평가점수는 4명 모두에게 똑같이 준다고 합니다.
불공평하지 않느냐 했더니 아니랍니다. 공부 잘하는(또는 성실한) 아이는 저만 잘한다고 성적이 잘 나오는 게 아니니 다른 친구를 끌어주어야 하고, 공부 못하는(또는 게으른) 아이는 친구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열심히 하게 된답니다.
그렇게 공동체를 배우고 남을 배려하는 걸 배우고 함께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게 된답니다. 그런 과정에서 어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리더십을 배우게 된답니다. 봉사는 학교 교육의 연장이고 상위권 아이들에겐 의무였습니다.
1학년 교실에서 6학년 교실까지 쭉 훑어봤는데, 말 타고 달리며 경치 구경하는 주마간산이었지만 부러웠습니다. 아이들이 참 행복해 보였고, 쑥쑥 자라는 게 보였고, 부러웠습니다.
젊은 초등학교 여교사가 학교에서 제 목숨을 버렸습니다. 그 죽음에서 우리는 학교가 위기라는 신호를 읽어내야 합니다. 공동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음을 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젊은 여교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는 겁니다.
그리구요, 내 주방에 남이 얼쩡거리면 싫고 짜증나고 불쾌하잖아요. 교실은 교사의 영역입니다. 학부모든 교장이든 교육 관료든 함부로 들어가서 이러쿵 저러쿵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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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교육 #교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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