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영화를 통해 얻어야 하는 것은 군사 반란이 언제든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각성이다. 민주주의는 그렇게 항상 위태위태하다. 우리가 사수해야 할 이유다.












김정호 코너아시아 대표 페이스북 글


페북에 영화 '서울의 봄'을 봤다는 포스팅이 줄줄이 올라온다. 꼭 보고 싶은데 재외국민이라 볼 방법이 없다. 웰 메이드 영화라는 평이 지배적이라 손익분기점인 460만 명은 무난히 넘길 것 같다. 잘하면 귀국할 때까지 극장에서 안 내려가서 나도 볼 수 있겠다.


영화를 관람한 중장년들이 청년 세대가 많이 봐줬으면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군사 쿠데타를 영화화할 수 있는 것은 한국 영화계의 저력이다. 역사 교과서에 몇 줄로 요약된 사건에 어떤 역사적 의미가 있는지 알게 하는 데는 영화 만한 것이 없다.


12.12 군사 반란이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강력한 무력을 가진 군은 철저하게 통제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군은 제대로 길들이지 않으면 언제 주인을 물지 모르는 맹견과 같다. 길든 것처럼 보여도 입마개는 제대로 채웠는지 목줄은 튼튼한지 항상 살펴야 한다.


첨부한 것은 이른바 '2017년 계엄령 문건 사건' 때 나온 자료다. (이미지 1) 다들 기억하실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가 한창이던 2017년 3월, 탄핵 기각 시 대대적인 시위가 벌어질 것에 대비해 위수령 > 비상계엄 > 전국 계엄로 이어지는 계엄령 실행 계획을 기무사가 구체적으로 만들어 군 수뇌부와 청와대에 보고한 사건이다.


문건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문재인 정부 2년 차인 2018년 7월이었다. 민주당 소속 이철희 의원실이 기무사 문건 내용 일부를 포함한 보도자료를 냈고, 군인권센터는 곧이어 전문을 공개했다. 이 병력 배치도는 기무사 문건에 나온 것이 아니라 문건 내용을 토대로 군인권센터가 만든 것이다.


이후 박근혜 정권을 지키고자 군이 친위 쿠데타를 획책했다는 주장과 기무사가 정례적으로 관리하는 계엄 상황 대비 매뉴얼일 뿐이라는 주장이 부딪혔다. 또한 문건이 여러 버전이라 진위, 왜곡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었고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점차 멀어졌다.


문건 작성을 지시한 당사자인 조현천 기무사령관이 2017년 12월에 미국으로 도피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문건과 관련한 논란이 있기 반년 전에 미국으로 튀어버렸고 여권까지 취소되었지만 못 잡는 것인지 안 잡는 것인지 문재인 정권 임기 내내 도피를 이어갔다. 문건에 대한 수사는 기소 중지 상태로 멈추게 된다. (조현천은 '23년 3월 29일 자진 귀국했고 바로 구속됨. 3달 만에 보석으로 석방)


계엄령 대비 문건의 진위와 별개로 2017년의 계엄군 서울 시내 병력 배치도를 12.12 군사반란 당시 군 병력 투입도와 비교해 보면 우리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이미지 2)


조현천 기무사령관이 12.12 군사 반란을 일으켰던 육군 내 사조직인 하나회의 뒤를 이은 알자회 소속인 것도 불쾌한 데자뷰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최대 치적으로 평가받는 하나회 척결은 임기 초반에 전광석화처럼 이뤄졌다. 전두환과 더불어 12.12의 양대 주역인 '물태우'는 퇴임 직전 군 요직에 하나회 멤버들을 다 앉혀 놓았다.


노태우가 임명한 자리는 합참의장, 육군 참모총장과 참모차장, 1군, 2군, 3군 사령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기무사령관, 수방사령관, 특전사령관이다. 12.12 군사 반란 직후 하나회 멤버들이 차지했던 군 핵심 요직이 바로 이들 자리다.


김영삼 대통령은 취임 후 11일 만에 육군 참모총장과 기무사령관을 날리더니 바로 수방사령관과 특전사령관의 옷을 벗겼다. 방심하고 있다가 순식간에 당한 하나회 측이 전열을 정비할 새도 없이 야전군 군단장, 사단장까지 다 갈아치웠다.


별들이 우수수 떨어지자 일부 살아남은 장성과 영관급 하나회 멤버들이 고개를 쳐들었다. 윗대가리를 제거하는 선에서 숙군 작업을 마무리 하려던 김영삼 정권은 화근이 되겠다 싶어서 영관급까지 싹 다 도려낸다.


하나회는 와해되었으나 만나회, 알자회, 나눔회 같은 사조직이 암암리에 계속 등장했다. 발각될 때마다 철퇴를 맞았지만 언제 다시 또 다른 사조직이 만들어져서 권력을 탐하고 군에 대한 문민통제를 무력화할지 모른다.


2017년에 3월에 친위 쿠데타가 일어났을 수도 있다는 것은 역사의 가정이다. 2023년 12월에 우리는 영화 '서울의 봄'을 본다. 영화 속 군사 쿠데타는 1979년의 일이지만 2017년에 재현될 뻔했다. 2017년은 불과 7년 전이다.


영화를 통해 얻어야 하는 것은 군사 반란이 언제든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각성이다. 민주주의는 그렇게 항상 위태위태하다. 우리가 사수해야 할 이유다.


https://www.facebook.com/amdg77/posts/pfbid0MQ1LkBhtnmsdJqvyVLgvMvMnQGTDuUsHLBmEtdEFwauXXAGF3vmLDzQs6ToSXx6nl


이미지 1 - 계엄발령 시 서울 시내 병력 추가투입 배치도


이미지 2 - 12.12 군사 반란 당시 서울 시내 병력 전개도. 이런 역사적 경험이 있기 때문에 2017년의 계엄군 배치도를 그냥 무시하지 못한다.


이미지 3 - 지역별 임무 수행군 배치도인데 현실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어쨌든 기무사가 이런 병력 배치 계획을 만든 것은 사실이다. 서울과 경기 지역에 2개 특전사 여단, 2개 보병사단, 2개 기갑여단을 투입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이미지4 - 12.12 군사 반란 다음날 광화문에 반란군 소속 병력이 배치된 사진. 당시에는 광화문 안의 일제 총독부 건물이 중앙청이라는 이름의 정부 청사로 사용되고 있었다.


#서울의봄 #전두환 #박근혜 #조현천 #윤석열 #매국노 #쿠데타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윤석열 대통령은 언제까지 거짓선동, 가짜뉴스 타령하며 국민을 기만할 셈입니까?

이진동 차장 등 제 식구 감싸려고 비화폰 수사 막는 검찰, 특검이 답입니다!

내란 수괴 윤석열은 더 이상 거짓 주장으로 국민을 우롱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