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 기자의 '기자유감'







송요훈 MBC 기자 페이스북 글


“선배, 주소 좀 알려주세요. 제가 책을 냈는데,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후배기자 이기주에게서 그런 연락이 왔을 때 무척 기뻤습니다. 책을 냈다는 것도 대견했지만, 그 책을 전하고 싶은 선배로 기억되고 있다는 게 무엇보다 기쁘고 고마웠습니다. 


MBC 기자 이기주, 이른바 도어스테핑이라 하던 출근길 약식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편한 질문을 했다가 대통령실 참모와 언쟁을 벌여 유명해진 기자입니다. 


그뿐이 아니지요. ‘1호기 속 수상한 민간인’ 특종 보도에 이어 ‘바이든 날리면’의 단초를 제공한 기자로 윤석열 문법을 빌리자면, 윤석열 정권으로부터 핍박받는 ‘제1호 양심기자’입니다.  


기자 이기주는 MBC가 ‘엠빙신’으로 불리던 암울한 시절에 경력기자로 입사했습니다. 공채가 아닌 경력기자들을 투입하여 MBC를 정권 친위대로 바꾸려 할 때이고, 그런 이유로 경력기자들을 보는 시각이 곱지 않았지요. 


경력기자들에겐 보호해줄 울타리도 없고 기댈 언덕도 없었습니다. 위에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이기주는 달랐습니다. 위에서 시키는 부당한 왜곡 편파 보도를 단호히 거부했고, 그래서 찍혔고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기도 했습니다. 


MBC에서 나오기 전에 ‘엠빙신’ 시절의 불공정 왜곡 보도를 조사하는 일을 했었고, 그래서 이기주가 어떤 기자인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선배로서 후배기자 기주에게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습니다. 


나에겐 노조라는 울타리도 있고 입사 동기라는 언덕도 있었지만 네겐 아무 것도 없었는데, 그럼에도 부당한 지시를 거부한 너는 나보다 훨씬 용기 있는 기자다. 


그랬던 이기주 기자는 용산 대통령실 출입하던 1년이 10년 같았다고 합니다. 대통령실과 껄끄러운 관계가 되자 주변의 기자들은 중립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차갑게 거리두기를 하고, 자신들에게 불이익이 생기지 않을까를 먼저 걱정했고, 가짜뉴스를 퍼뜨렸다고 비난을 퍼붓던 기자들이 오히려 가짜뉴스를 만들어 공격하기도 했답니다.


별난 기자로 기자사회에서 왕따가 되어갔지만, 기자가 기사로 남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되고, 그러려면 기자는 윤리적이어야 하며, 정의로움까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국민을 배신하는 기자는 되지 말자는 생각이 점점 굳어졌다고 합니다.  


‘바이든 날리면’ 소동의 전말과 이면이 궁금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궁금증이 술술 풀립니다. 영화 <서울의 봄>을 보는 것처럼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언론관이 보이고, 대통령 눈치를 보느라 쩔쩔매는 대통령실 참모들이 보입니다. 기자사회의 비루함이 보입니다.   


기자 그렇게 하는 것 아니라며 손가락질했던 이들에게 보내는 답장이라는 이 책을 권합니다. 꼭 읽어보십시오. 그것이 주류사회에 동화되는 걸 거부하고 왕따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비주류 기자가 되더라도 국민을 배신하지 않는 양심적인 기자로 남겠다는 좋은 기자 이기주를 지켜주는 겁니다.


https://www.facebook.com/songyoh/posts/pfbid022v1JdLZbvAWC83oXyHV2vDqcwmvt8QtwhM5Un8pmMG29g5332xTsUuHZhSesKCCql


#이기주 #MBC #기자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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