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좀 제대로 합시다. 질문다운 질문을 하고 기자다운 질문을 합시다.
송요훈 MBC 기자 페이스북 글
기자들에겐 언론 자유의 하나로서 정보원에게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게 취재의 자유이고 질문할 권리이고 법이 부여한 기자의 특권입니다.
그런데 오해하지 마세요. 그 특권은 기자들을 위한 것도 아니고, 기자들에게 월급 주는 사주를 위한 것도 아닙니다.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것이지요. 그러니까 설령 상대가 대통령이라 해도 기자는 국민을 대신하여 불편한 질문, 곤란한 질문도 해야 하는 겁니다.
이를테면 이런 거지요.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을 받았다는 게 드러났는데 대통령님은 알고 있었습니까? 배우자가 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넘어서는 선물을 받은 걸 알면 즉각 신고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셨습니까?
법에 하라는 대로 하고 하지 말라는 건 하지 않는 게 법치이고, 법을 잘 지키는 것이 준법인데, 대통령이 법치를 무시하면서 국민에게 준법을 말할 수 있습니까?
지금 경제도 수출도 위기인데, 대통령이 지방 행차에 대기업 총수들을 징발하여 동원하듯 끌고 다녀도 되는 겁니까? 그거 사실상 선거운동이고 불법 아닙니까?
그런데 한국 기자들은 쎈 사람들 앞에선 공손 모드를 유지하느라 질문을 못하는 것 같아요. 대신 약자에겐 야비하고 비열하고 잔인할 정도로 수준 이하의 질문을 하더군요.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기자에게 특별히 질문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을 때 손 들고 나서는 기자가 없었습니다. 다들 머리 처박고 한국 기자 아닌 척했지요. 왜 그랬나요?
어제 조민 양의 재판이 있었는데, 기자들이 조민 양에게 반성하고 있느냐, 부끄럽지 않냐는 다그치더군요. 그건 질문이 아닙니다. 언어 폭력입니다. 인터넷에서 그걸 보고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묻고 싶더군요. 당신네 사주가 그렇게 물으라고 시켰냐고.
기자라면 사안의 전말을 모르지 않을 텐데, 질문을 하려면 사안의 핵심을 짚는 구체적인 질문을 해야지요. 마치 마녀사냥이 횡행하던 중세시대에 군중심리에 취한 대중이 마녀에게 돌을 던지듯 막무가내 질문을 하면 안 되지요.
질문 좀 제대로 합시다. 질문다운 질문을 하고 기자다운 질문을 합시다. 강자 앞에선 공손하게 두 손을 모으고 아부성 질문이나 하면서 약자에게는 굶주린 이리떼가 되어 물고 뜯는 질문를 하는 기자들이 국민의 눈에 옳게 보이겠습니까? 그러니까 기레기라 하는 겁니다.
#기레기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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