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 전두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한동훈
전우용 선생님 페이스북 글
선거 때가 다가오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비상대책위원장을 ‘추대’하는 게 여야를 막론하고 한국 정당정치의 관행처럼 되었습니다.
‘대책위원회’라는 이름을 처음 사용한 공식 기구는 중일전쟁 이듬해 조선총독부 산하에 만들어진 ‘시국대책위원회’로, 총독의 자문기구였습니다. 총독이 위촉한 ‘위원’들이 전시 상황에 필요한 조치들에 관해 의견을 모아 제시하면, 총독이 채택 여부를 결정했습니다.
1947년 미군정은 전력 부족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전력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는데, 역시 자문기구였습니다. 이후 특정 부문에서 발생한 ‘비상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여러 차례 구성됐지만, 모두 ‘자문기구’에 머물렀습니다.
재난이나 경제적 곤궁 등을 타개하기 위해, 또는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민간인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기도 했는데, 이런 종류의 ‘비상대책위원회’에는 별다른 ‘권한’이 없었습니다.
법률을 무시하고 ‘전권’을 행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두환 일당이 처음 만들었습니다. 전두환 일당은 광주시민을 학살한 직후인 1980년 5월 30일,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라는 초법적 기구를 만들고 전두환을 ‘상임위원장’에 추대했습니다. 법적 대통령 최규하는 허수아비가 되었고, ‘비대위원장’ 전두환이 국가 운영의 전권을 틀어 쥐었습니다.
형식적이든 실질적이든, ‘민주적’ 절차에 따라 구성된 조직을 무력화하고 ‘전권을 행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드는 것은 자체로 반민주적입니다. 게다가 총선은 4년에 한 번, 대선은 5년에 한 번씩 반복됩니다. 이건 정치의 ‘일상’이지 ‘비상’이 아닙니다. 선거 때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려면 뭐하러 전당대회를 열고 당 대표 등을 선출합니까?
국민의힘이 한동훈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하기로 합의했답니다. 군사반란 도당이 전두환을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으로 ‘추대’하던 장면과 다른 게 뭔지 모르겠습니다. 민주당에도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대표의 전권을 양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가 봅니다. 전두환의 정치적 후예들이 전두환 흉내내는 거야 그럴 수 있다 쳐도, 전두환에 맞서 싸운 역사를 가진 정당에 있으면서 전두환 흉내 내자는 말을 할 수 있는 건가요?
영화 ‘서울의 봄’ 관객 수가 1천만 명에 육박하고 영화를 본 사람 대다수는 전두환 일당의 폭거에 분개합니다. 하지만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전권을 가진 비대위원장’을 ‘추대’하는 정치 관행에 분개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죽은 전두환을 욕해 봐야 달라질 건 없습니다. 전두환이 남겨 놓은 반민주적인 정치 관행을 청산하는 일이, 그보다 훨씬 중요하고 시급합니다.
■ 與, 한동훈 비대위원장 공식 추대...“청년·중도층서 많은 기대” / 조선일보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806220?sid=100
이미지 - 1980년 6월 5일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현판식을 하는 전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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