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패감





 


이기주 기자 페이스북 글


■ 열패감 1


기자들이 빈 접시를 들고 대통령 앞에 섰다. 그 앞에서 대통령은 김치찌개를 끓이고, 계란말이를 만들고, 고기를 구웠다. 기자들은 대통령에게 이런 자리를 자주 만들어달라고 호소했고, 다같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기자들은 이번에도 국민이 궁금해 하는 질문을 던지지 못했다. 나는 그런 기자들이 찍힌 사진이 우스꽝스러워 주말 내내 웃음만 나왔다.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김치찌개와 계란말이를 만들어주는 이벤트를 딱히 잘못이라고 지적하긴 어렵다. 굳이 식사를 대접하겠다는 사람을 면박줄 수도 없고.. 하지만 문제는 이런 무력한 기자들을 보면서 국민들은 마치 내가 굽신거리는 듯한 열패감을 느낀다는 점이다. 툭하면 국민을 팔면서 국민을 대신해 질문한다던 기자들이 결정적일 때는 어쩌면 저리도 깍듯한 것인지. 김 여사와 채상병 특검 같은 민감한 질문은 김치찌개 앞에서 하지 말자고 서로 사전 협의라도 됐던 것일까. 그 많은 기자들이 대통령 말에 박수나 치고, 김치찌개와 계란말이만 먹었다니.. 말문이 막힌 것은 기자들인가, 국민들인가.


대통령은 취임 때부터 기자들과의 협조 체제를 강조했다. 그리고 본인이 검사를 하면서 평생 기자들을 상대해 언론을 잘 안다고 말했다. 언론을 장악할 방법은 잘 알고 있지만 장악할 생각은 없다며 마치 큰 아량을 베푸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그런 사람 앞에서 기자들은 오늘도 공손하기만 하다. 대통령이 바라는 협조 체제는 아주 잘 진행되고 있는 듯 하다. 대신 자괴감과 열패감은 국민의 몫이다. 빈 접시 들고 머리를 조아리는 굴욕감을 왜 국민이 느껴야 하는가.


■ 열패감 2


누군가를 비서로 삼아 곁에 두는 이유는 두가지다. 그를 후계자로 키우고 싶거나, 아니면 그냥 부리기 좋은 돌쇠이거나. 


박근혜 정부 문고리 권력으로 국정농단 당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정호성이 자신을 수사했던 윤 대통령의 비서관이 됐다. 8년 만에 자신을 수사했던 사람의 비서관으로 돌아오다니.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국민을 뭘로 보는 것이냐고 하려 했더니, 정호성의 업무가 국민공감비서관이 하던 업무란다. 국민 공감이라... 정호성이 하게 될 역할은 윤석열의 후계자일까, 돌쇠일까.


2016년 겨울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었던 국민은 정호성이 비서관으로 부활하도록 과연 그를 용서했을까. 대통령이 권력을 잡았으니 정호성을 대통령 혼자 용서하면 끝인 것일까. 당시 특검이 잡아넣은 수많은 국정농단 범죄자들을 국회의원으로 부활시켜준 것도 과연 국민의 뜻일까.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누가 번다더니.. 추운 겨울 촛불을 들었던 국민을 열패감에 빠지게 한 사면은 대체 누군의 뜻일까. 수사 → 구속 → 사면 → 부활의 고리에 우리는 대혼돈에 빠지고 말았다. 8년 전 겨울 우리는 무엇을 한 것일까.


이런 열패감에 시달리는 국민을 뒤로 하고, <1호 국민>이라는 황당한 칭호를 받는 기자들은 정장과 뾰족 구두 차림으로 대통령이 덜어주는 음식을 두 손으로 받으며 머리를 조아린다. 그들의 표현대로 하면 그들은 오늘도 대통령께 질문을 여쭙지 못했다. 대통령이 직접 구워 하사한 질긴 고기를 우물우물 씹으며 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고기가 잘도 넘어갔을까. 김치찌개와 계란말이가 생각보다 맛있다는 생각을 했을까. 


근본적으로는 이번 행사는 대통령이 원했더라도 기자들이 수용하지 말았어야 했다. 밥상 물가가 하늘을 찔러 국민은 고통에 시달리는데 대체 무슨 돈으로 잔디밭에서 저런 식사를 한다는 말인가. 대통령 앞에서 웃고 박수치는 기자들을 보는 열패감을 왜 국민이 나눠져야 하는가. 그래서 나는...기자가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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