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이 광화문광장에 110억 원을 들여 100미터 짜리 국기게양대를 만들어 서울의 랜드마크로 삼겠답니다.
전우용 선생님 페이스북 글
오세훈 시장이 광화문광장에 110억 원을 들여 100미터 짜리 국기게양대를 만들어 서울의 랜드마크로 삼겠답니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서울시는 74억 원을 들여 한강에 202미터짜리 분수대를 건설했습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분수였습니다. 하지만 그 분수대는 몇 년간 가동하다가 결국 철거됐습니다.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둔 때에, 저는 파리시가 프랑스혁명 100주년 기념으로 에펠탑을 만든 것처럼 우리도 3.1운동 100주년, 대한민국 100주년 기념탑을 광화문 광장에 세우자고 제안한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프랑스혁명에서 ‘자유 평등 박애’를 연상합니다. 그때 광화문광장에 ‘정의 인도 동포애’의 3.1정신과 대한민국 헌법정신을 표상하는 기념물을 세웠다면, 지금 이승만 동상을 세우자거니 100미터짜리 국기게양대를 세우자거니 하는 해괴한 소리는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아무리 극우 파시즘에 물든 이승만 추종자라도 3.1운동 100주년 기념탑이자 대한민국 탄생 100주년 기념탑을 헐자고는 못 했을 테니까요.
하지만 당시 박원순 시장은 들은 체도 안 했습니다. 그는 서울의 랜드마크는 ‘한양도성’이라며, 시민의 시야에서 한양도성을 가리는 시설물은 가급적 만들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낡은 것들을 리모델링해서 재활용하는 데에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서울로7017, 문화비축기지, 서울생활사박물관,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등이 모두 재활용된 시설입니다.
100미터 넘는 국기게양대를 만든 나라는 북한을 포함해 이미 여럿 있습니다. 대다수가 독재국가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국기게양대에 관한 가장 ‘감동적인’인 이야기는 일제강점기에 나왔습니다. 1939년 청주에서 중병에 걸려 혼수상태에 빠져 있던 이원하라는 노인이 400미터쯤 떨어진 국기게양대 밑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는 ”씨의 열렬한 애국열이 무너져 가는 육체를 무의식 중에 국기게양대 앞에까지 운반하여 동쪽 하늘을 요배하고 최후의 기력을 가다듬지 못하여 그대로 승천한 바“라며 일본 천황에 대한 그의 애국심을 칭송했습니다.(잡동산이 현대사 중).
국기게양대로 애국심을 고취할 수 있다고 믿는 건 군국주의의 잔재입니다. 이게 주로 독재국가들이 100미터 넘는 국기게양대를 세우는 이유입니다. 미국에도 100미터 넘는 국기게양대가 있지만, 그걸 미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인정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광화문광장에 100미터가 넘는 국기게양대를 세우면 서울의 진짜 랜드마크인 경복궁과 한양도성, 백악과 인왕을 향하는 시선만 가릴 뿐입니다. 2002년 월드컵을 기념한다며 202미터짜리 한강 분수대를 세웠다가 철거한 전철을 그대로 밟으려는 어리석음이 ‘서울시민의 선택’이라는 게 한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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