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백도 아니고, 도이치모터스도 아니고, 바이든 날리면도 아니고, 채상병도 아니고, 친일 뉴라이트도 아니었다. 둑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터지고 있는 듯. 그런데도 잘 돌아간단다.
이기주 MBC 기자 페이스북 글
지난 6월,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저널리즘 포럼에서 한 외신 기자가 손을 들고 나에게 이렇게 질문했다.
"왜 한국 언론은 의료대란 사태를 환자가 겪는 불편 위주로만 보도하는거죠?"
"음... 그건 일단 환자가 겪는 불편이 겉으로 크게 드러나기까 단편적인 취재나 기사 쓰기가 쉬워서 그렇기도 하고, 국내 미디어에 주도되는 여론이 환자의 불편에 더 크게 치우쳐져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의대 정원 2000명 확대가 얼마나 논리가 약하고 허황된 것인지, 그 구조적인 문제에도 국내 언론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아차 싶어 급조한, 옹색한 대답이었는데 두 달여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나에게 질문을 했던 외신 기자의 통찰력은 엄청난 수준이었던 것 같다. 마치 한국의 의료 체계가 이렇게 삽시간에 무너질 것을 내다보기라도 한 사람처럼.
응급실이 고장나니 일상이 멈춘 느낌이다. 가족은 아무도 다쳐선 안되고, 나 역시도 병원에 실려가야 할 일은 생기지 않아야 하고, 간난 아기는 열이 나서는 안되고, 그보다는 몇 살 더 먹은 아이는 친구들과 놀다가 어디 부러지거나 피가 나서는 안된다. 배가 아프거나 급체 해서도 안되니, 툭하면 천천히 먹으라고 잔소리다. 나이 든 부모님은 쓰러져서는 안되고, 길을 걷다가 넘어지셔도 안된다. 죽지 않으려고 움츠리다 보니 이건 뭐 전시 상황이 따로 없다. 어느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2000이라는 숫자 때문에.
무조건 이겨 먹으려고만 하는게 정치가 아닌데 대체 왜 저러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 한두번도 아니고 익숙해질만도 한데 볼 때마다 놀랍다. 열경련도 제 때 치료 못 받아서 2살 아기가 뺑뺑이 돌다 의식 불명에 빠졌는데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건지. 2000명을 나눠서 늘리든지, 필수의료 수가를 좀 인상해주든지, 뭐라도 실마리를 풀려고 노력하면 좋겠는데, 우리가 모르는 물밑 대화라도 하고 있긴 한건지.
디올백도 아니고, 도이치모터스도 아니고, 바이든 날리면도 아니고, 채상병도 아니고, 친일 뉴라이트도 아니었다. 둑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터지고 있는 듯. 그런데도 잘 돌아간단다. 언제는 카트 끌고 마트 돌더니, 언제는 또 응급실 가서 악수하고. 진짜 잘 돌아간다 아주.
#윤석열 #응급실뺑뺑이 #의료대란 #의료붕괴 #국민생명 #탄핵
https://www.youtube.com/post/UgkxSn9mpGlE-v0Oik4_1VMwEB_sccgPaeb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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